IBS·KAIST 연구팀, 뇌척수액이 뇌막을 뚫고 나가는 미세 통로 ‘지주막 소창’을 국제학술지 셀(Cell)에 발표했습니다
🎧 포스팅 1분 요약
📌 1분 요약
국내 연구진이 뇌 속 노폐물을 씻어내는 뇌척수액이 뇌를 감싼 막을 통과해 배출되는 숨은 통로 ‘지주막 소창’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습니다. 이 통로는 나이가 들수록 좁아지는데, 늙은 생쥐의 코 안에 특정 유전자를 넣자 통로가 다시 넓어지며 배출 기능이 젊은 생쥐 수준으로 회복됐습니다. 국제학술지 셀(Cell)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콧속에 약물을 뿌리는 비침습적 방식의 치매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정신이 깜빡깜빡하고, 주변에 치매를 앓는 가족이나 지인이 늘어난다는 이야기가 낯설지 않은 시대입니다. 치매의 핵심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뇌 속에 쌓이는 노폐물, 즉 아밀로이드 베타 같은 신경독성 단백질입니다. 그런데 이 노폐물이 정확히 어떤 경로로 뇌 밖으로 빠져나가는지는 250년 가까이 과학계의 오랜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습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이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추며, 코에 약물을 뿌려 치매를 예방·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① 250년 만에 풀린 뇌척수액 배출의 마지막 퍼즐
뇌는 활동하는 동안 끊임없이 노폐물을 만들어내고, 이를 뇌척수액에 실어 밖으로 내보내는 이른바 ‘뇌 청소’ 과정을 거칩니다. 이 청소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아밀로이드 베타 같은 독성 단백질이 뇌에 쌓여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 연구단 고규영 단장(KAIST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 연구팀은 이미 2019년과 2024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를 통해, 뇌척수액이 뇌 하부의 뇌막 림프관과 비인두 림프관을 거쳐 목 림프절로 빠져나간다는 사실을 규명한 바 있습니다. 2025년에는 눈·코 주변 얼굴 피부 아래 림프관을 통한 또 다른 배출 경로와, 미세한 자극으로 배출을 촉진할 수 있다는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뇌척수액이 뇌를 단단하게 감싸는 보호막인 ‘지주막’을 대체 어떻게 처음 뚫고 나오는지는 오랫동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약 250년 전 뇌막 림프관의 존재가 처음 알려진 이후로도 풀리지 않았던 이 문제를, 연구팀이 이번 연구로 마침내 규명했습니다.
② ‘지주막 소창(Arachnoid Fenestrations)’이란 무엇인가
연구팀은 형광물질을 주입한 생쥐의 뇌척수액 흐름을 3차원으로 정밀 분석하고, 주사전자현미경으로 직접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후각망울 주변 지주막에 나 있는 미세한 구멍을 확인했고, 이를 ‘지주막 소창’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뇌척수액은 이 미세한 구멍을 통해 지주막을 빠져나온 뒤, 후각망울 뇌막 림프관과 코 안쪽 림프관을 차례로 거쳐 최종적으로 목 림프절까지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뇌 노폐물 배출의 시작점부터 끝점까지, 전체 경로가 처음으로 하나로 이어진 셈입니다.

③ 나이 들면 왜 뇌가 더러워질까 — 노화와 배출 기능 저하
연구팀이 노화된 생쥐를 분석한 결과, 지주막 소창이 좁아지고 주변 뇌막 림프관의 수도 함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림프관과 후각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사골판’까지 좁아지면서, 전체적인 뇌척수액 배출 기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뇌 청소 기능이 약해지고, 그 결과 독성 단백질이 뇌에 축적되면서 치매 위험이 높아지는 이유를 설명하는 유력한 단서로 꼽힙니다.
④ 콧속 유전자 치료로 뇌를 다시 젊게? 동물실험 결과
연구팀은 노화된 생쥐의 비강 점막에 림프관 생성을 촉진하는 유전자 VEGF-C를 투여했습니다. 그 결과 줄어들었던 주변 림프관이 다시 자라나면서 좁아졌던 배출 통로가 넓어졌고, 뇌척수액 배출 기능도 젊은 생쥐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는 코에 약물을 뿌리는 비침습적 방식만으로 뇌 청소 기능을 되살릴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며, 향후 치매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⑤ 사람에게도 통할까 — 영장류 확인과 앞으로의 계획
연구를 주도한 홍선표 연구위원은 영장류에서도 동일한 지주막 소창 구조가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사람에게도 비슷한 뇌 청소 경로가 존재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핵심 단서로 평가됩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인체 조직을 이용한 연구로 범위를 넓히고, 다양한 퇴행성 뇌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는 IBS와 KAIST가 주도했으며, 핀란드 헬싱키대학교,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연구진이 함께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로 완성됐습니다.
📌 알아두면 좋은 점
- 이번 연구는 동물실험(생쥐) 결과이며, 영장류에서는 구조만 확인된 초기 단계입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 ‘콧속 스프레이’로 치매를 치료한다는 식의 보도가 나오지만, 실제 치료제로 상용화되기까지는 안전성·유효성 검증 등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 이번 발견은 치매의 원인을 이해하는 기초과학적 성과로, 기존 치매 치료제를 대체하거나 즉각적인 치료 효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 유전자 투여 방식의 안전성과 사람에게서의 실제 작동 여부는 앞으로 후속 연구를 통해 검증돼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250년간 풀리지 않았던 뇌척수액 배출의 미스터리가 국내 연구진의 손에서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아직 사람에게 적용되기까지는 여러 단계가 남아 있지만, 코에 약물을 뿌리는 것만으로 뇌를 청소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치매 연구의 판도를 바꿀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앞으로 이어질 인체 조직 연구와 임상 단계 진전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참조 사이트
- 헤럴드경제 — “韓 연구진 ‘뇌 속 노폐물 배출통로 발견’…치매 뇌질환 치료 실마리 찾았다” (biz.heraldcorp.com)
- 사이언스타임즈 — “IBS 혈관 연구단, 뇌척수액이 뇌막 통과하는 ‘지주막 소창’ 발견” (sciencetimes.co.kr)
- 하이닥 — “국내 연구진, 뇌 노폐물 배출 첫 관문 발견… 치매 극복 새 실마리 될까” (news.hidoc.co.kr)
- BRIC — “뇌 노폐물 배출하는 ‘첫 관문’ 발견… 뇌질환 연구 새 전기 마련” (ibric.org)
- 아시아경제 — “뇌 노폐물 배출구 찾았다…치매 치료 새 길” (asiae.co.kr)
- 충청투데이 — “IBS, 뇌 노폐물 배출 첫 관문 ‘지주막 소창’ 세계 최초 규명” (Daum 뉴스 경유)
- KBS뉴스 — “[이슈] 뇌 노폐물 없애는 ‘콧속 스프레이’… 한국, ‘치매 치료’ 선구자 되나” (youtub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