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임브리지대와 미국 공동연구팀이 각각 내놓은 최신 연구로 독서·사회적 유대와 뇌 건강, 수명의 관계를 팩트체크했다
🎧 포스팅 1분 요약
영국 케임브리지대 바바라 사하키안 교수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사이콜로지컬 메디슨’에 발표한 리뷰 논문에 따르면, 즐거움을 위한 독서는 아동기부터 노년기까지 전 생애에 걸쳐 뇌 건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5세 이상 801명을 4.5년간 추적한 연구에서는 신문이나 책을 꾸준히 읽은 사람의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33% 낮았고, 75세 이상 469명을 5.1년간 추적한 연구에서는 치매 위험이 35% 낮았습니다. 다만 연구팀 스스로도 이 결과가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비슷한 시기 미국 웨일 코넬 의대 등 공동 연구팀은 성인 1,309명을 평균 15년간 추적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결혼, 자원봉사, 모임 참석처럼 긍정적인 사회적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사망 위험이 낮고, 혈액검사로 측정한 생물학적 나이도 더 젊게 나타났습니다. 두 연구 모두 관찰 연구인 만큼 특정 습관이 수명을 늘린다고 단정하기보다는, 독서와 사회적 교류가 건강한 노년과 관련이 있다는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정확합니다.
‘책을 많이 읽으면 치매에 잘 안 걸린다’거나 ‘사람들과 자주 어울리면 오래 산다’는 말,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런데 이 말들이 최근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연구로 상당 부분 뒷받침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케임브리지대와 미국 공동연구팀이 각각 내놓은 두 편의 연구를 통해, 독서와 사회적 유대가 뇌와 몸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 팩트체크해봤다.
케임브리지대 리뷰: 독서는 평생의 뇌 건강 지킴이
이 리뷰 논문은 케임브리지대 정신과 바바라 사하키안 교수와 크리스텔 랭글리 박사, 독서 캠페인 단체 ‘퀸스 리딩룸’의 비키 페린 대표가 공동으로 작성해 국제학술지 ‘사이콜로지컬 메디슨’에 발표했다. 새로운 실험을 진행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발표된 여러 연구를 종합해 정리한 리뷰 논문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가장 근거가 뚜렷한 사례로는 2024년 발표된 미국 청소년 1만243명 대상 연구가 꼽힌다. 9~11세와 11~13세 두 시점에 걸쳐 조사한 결과, 어릴 때부터 즐거움을 위해 책을 읽은 그룹은 언어·인지·정서 조절을 담당하는 뇌 영역의 피질 면적과 부피가 더 컸고, 이 차이는 부모의 학력이나 가구 소득 등을 통제한 뒤에도 유지됐다. 노년층에서는 효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55세 이상 5,437명을 5년간 추적한 연구에서는 독서를 자주 한 사람의 인지장애 발생 확률이 유의하게 낮았고, 65세 이상 801명을 4.5년간 추적한 연구에서는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33%, 75세 이상 469명을 5.1년간 추적한 연구에서는 치매 위험이 35% 각각 낮게 나타났다.
정말 인과관계일까 — 연구진이 직접 밝힌 한계
여기서 짚어야 할 점이 있다. 사하키안 교수 연구팀은 이 리뷰에서 다룬 근거 대부분이 ‘인과관계의 증명’은 아니라고 스스로 밝혔다. 독서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 애초에 교육 수준이나 사회경제적 여건, 생활습관 등에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독서가 치매를 막아준다’기보다는 ‘독서를 꾸준히 하는 사람들이 치매에 덜 걸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연구팀은 오디오북이 종이책과 같은 효과를 내는지에 대해서도 아직 근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는데, 글자를 눈으로 좇으며 집중하는 과정 자체가 주의력과 관련된 효과를 만드는 것으로 추정하기 때문이다. 다만 만화책이나 그래픽 노블처럼 형식과 무관하게 ‘즐기면서 읽는 행위’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점은 강조했다.
미국 공동연구팀: 사회적 유대가 노화 속도를 바꾼다
비슷한 시기 발표된 또 다른 연구는 사회적 관계에 주목했다. 미국 웨일 코넬 의대, 아이칸 의과대학 마운트시나이, 애팔래치아 주립대 공동연구팀은 ‘미국 중년 종단 연구(MIDUS)’에 참여한 성인 1,309명을 평균 약 15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결혼, 자녀 양육, 자원봉사, 모임 참석, 타인 돌봄 같은 긍정적 사회 경험과, 어린 시절(18세 이전) 부모의 약물 문제나 이혼, 가족의 사망 같은 부정적 생애 사건을 각각 측정했다. 이후 참가자의 사망 여부와 함께 혈액검사로 측정하는 ‘생물학적 나이’, 심혈관·면역·대사 등 신체 건강 상태를 분석했다. 그 결과 긍정적 사회 경험이 많을수록 사망 위험이 낮고 몸이 실제 나이보다 젊게 유지된 반면, 어린 시절 힘든 경험이 많았던 사람은 몸이 더 빨리 늙는 경향이 나타났다.
두 연구가 공통으로 말하는 것
두 연구는 서로 다른 팀이 다른 주제로 진행했지만 공통점이 있다. 둘 다 수만 명 또는 수천 명을 수년에서 수십 년간 추적한 관찰 연구이고, 어느 쪽도 ‘이 습관이 수명을 늘린다’는 것을 실험으로 증명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두 습관 모두 특별한 장비나 비용 없이 실천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책 한 권을 붙잡는 시간과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 모두, 적어도 지금까지의 관찰 결과로는 건강한 노년과 함께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알아두면 좋은 점
- 두 연구 모두 ‘관찰 연구’로, 독서나 사회 활동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학력·경제력 등 다른 요인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 케임브리지대 리뷰는 새로운 실험이 아니라 기존 여러 연구를 종합한 것으로, 개별 연구마다 표본 크기와 추적 기간, 대상 연령이 서로 다르다.
- 오디오북이 종이책 독서와 같은 뇌 건강 효과를 내는지는 아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연구팀이 직접 밝혔다.
- 치매·알츠하이머 위험 감소 폭(33~40%대)은 연구마다 다르게 보고돼, 하나의 숫자로 일반화하기보다는 ‘경향성’으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결국 두 연구가 공통으로 보여주는 것은 거창한 시술이나 값비싼 보조제가 아니라, 책 한 권 붙잡는 습관과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뇌와 몸의 노화 속도와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인과관계까지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비용 대비 실천하기 쉬운 습관이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참조 사이트
- 하이닥 — “어릴 때부터 즐긴 독서, 학업 성취 넘어 노년기 치매 위험 낮춘다” (news.hidoc.co.kr)
- 서울신문 — “만화책도 좋아…즐기는 독서가 치매 안걸리는 뇌 만든다 [사이언스 브런치]” (seoul.co.kr)
- 경향신문 — “치매 위험 40% 낮추는 방법, 가까이 있었다···’독서·글쓰기·외국어 공부 등 효과’” (khan.co.kr)
- 하이닥 — “사람들과 잘 어울릴수록 오래 산다… 긍정적 사회적 경험이 ‘노화 속도’까지 바꿔” (news.hidoc.co.kr)
- Medical Xpress — “Reading for pleasure: Lifelong health and cognitive benefits” (medicalxpress.com)
- Cambridge Core(사이콜로지컬 메디슨) — “Reading and associations with brain health, cognition, well-being, and mental health” (cambridg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