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의 AI 투자 확대 소식이 태평양 건너 한국 증시까지 뜨겁게 달궜다
지난주 ‘키미 K3 쇼크’ 우려로 흔들렸던 코스피가 완전히 반전에 성공했다. 오늘(23일) 코스피는 개장과 동시에 강세를 보이며 매수 사이드카까지 발동됐고, 결국 4.40% 급등한 7,096.89로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급등하며 지수를 이끌었고, 외국인은 나흘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개장부터 심상치 않았다…매수 사이드카 발동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44% 오른 6,963.35에 개장했다. 상승폭이 빠르게 커지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 5분간 정지)가 발동됐고, 장중 한때 7,137.20까지 오르며 7,10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지만 전 거래일보다 299.19포인트(4.40%) 오른 7,096.89로 견고하게 장을 마쳤다. 코스닥 역시 39.19포인트(5.22%) 급등한 790.28로 화답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키미 K3 쇼크’ 완전히 씻어냈다
이번 반등을 이끈 것은 역시 반도체 대장주였다. 삼성전자는 3.65% 오른 27만 원에, SK하이닉스는 4.86% 상승한 191만 9,000원에 마감했다. 지난주 중국 AI 개발사 문샷의 오픈소스 모델 ‘키미 K3’ 공개로 AI 인프라 투자 내러티브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도체주를 짓눌렀는데, 이 우려가 이번 주 들어 완전히 반전된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 김석환 연구원은 시간이 흐르며 다양한 세그먼트에서 AI 모델이 계속 출시되고 이로 인해 전반적인 사용량이 늘어나는 한편, 관련 기업들의 기술 경쟁이 강화되는 흐름 자체가 오히려 메모리·서버 수요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재해석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결정적 방아쇠 역할을 한 것은 알파벳의 실적이었다. 알파벳이 클라우드 부문에서 호실적을 내놓으며 자본적지출(CAPEX) 확대 계획까지 재확인하자, 데이터센터 투자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되살아났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알파벳의 클라우드 호실적과 CAPEX 확대를 통해 견조한 AI 인프라 수요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기조가 재확인되면서 AI 투자심리를 지지했다고 분석했다. 매수세는 반도체를 넘어 전력기기·2차전지·바이오 업종으로도 확산됐다. 특히 미국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에서 발생한 전력망 공급 차질 이슈가 부각되면서 LS ELECTRIC과 HD현대일렉트릭 등 전력 인프라 관련주도 큰 폭으로 올랐다. 어제 다룬 ‘두산·HD현대’ AI 전력난 테마가 오늘은 다른 종목들로까지 번진 셈이다.
외국인 나 홀로 베팅…개인은 차익 실현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2조 1,351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사실상 견인했고, 이로써 4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기관도 1,011억 원을 소폭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2조 2,107억 원을 순매도하며 그동안의 상승분에 대한 차익 실현에 나섰다.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서도 외국인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점은 이번 반등의 신뢰도를 높이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투자자 유의사항 및 전문가 의견 정리
⚠️ 투자자가 유의해야 할 점
- 일주일 만에 우려에서 환호로: 내러티브는 빠르게 뒤집힐 수 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키미 K3 쇼크’로 AI 인프라 투자 위축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이번처럼 시장 내러티브가 단기간에 정반대로 뒤바뀔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정 우려나 기대에 올인하는 매매보다는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
- 개인과 외국인의 엇갈린 베팅에 주목: 오늘 외국인은 강하게 사들였지만 개인은 오히려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런 수급 엇갈림이 지속될 경우 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개별 투자자의 체감 수익률은 크게 다를 수 있다.
- 사이드카가 잦다는 것은 여전히 높은 변동성의 신호: 올해 벌써 매수·매도 사이드카가 수십 차례 발동됐다. 지수가 상승 흐름을 타고 있어도 변동성 자체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 테마 확산의 초입에서는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 AI 전력난 테마가 두산·HD현대에 이어 LS ELECTRIC, HD현대일렉트릭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테마에 속한 모든 종목이 동일한 펀더멘털을 가진 것은 아니므로, 실제 수주·실적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 전문가 의견
-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지난주 낙폭이 컸던 반도체 종목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으며, AI 서버와 메모리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가 다시 확대됐다고 짚었다. 키미 K3발 우려는 다양한 AI 모델 출시와 그에 따른 사용량 증가, 기술 경쟁 강화 등이 오히려 메모리·서버 수요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재해석됐다고 설명했다.
-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알파벳의 클라우드 호실적과 CAPEX 확대 발표가 견조한 AI 인프라 수요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기조를 재확인시키며 AI 투자심리를 지지했다고 평가했다. 대외 불확실성에도 외국인이 4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고 덧붙였다.
종합하면 오늘의 급등은 지난주 반도체주를 짓눌렀던 우려가 알파벳의 실적을 계기로 완전히 해소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이런 반전이 언제든 다시 뒤집힐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외국인과 개인의 수급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은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번 주 이어질 빅테크 실적 발표와 국내 전력·2차전지·바이오 업종으로의 테마 확산이 실제 펀더멘털로 뒷받침되는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