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트닉 관세 경고 이후에도 반도체가 웃은 이유 — 자사주 매입과 외국인 매도의 힘겨루기

🎧 포스팅 1분 요약

미국 상무장관의 반도체 표적관세 경고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급등하며 코스피가 한 달여 만에 7000선을 재탈환했습니다. 배경에는 OpenAI 신규 AI모델 출시에 따른 메모리 수요 기대감과, 두 회사가 진행 중인 55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이 있습니다. 다만 9월 10일 반도체지수 리밸런싱으로 대형주 매도 물량이 발생할 수 있고, 자사주 매입도 10월 초중순 종료를 앞두고 있어 이후 수급 공백 우려가 남아 있습니다.

지난 9월 5일 본지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의 반도체 표적관세 경고를 짚으며, 관세와 금리라는 이중 압박이 한국 반도체 대형주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짚어봤습니다. 그로부터 사흘, 시장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히려 급등했고, 코스피는 7000선을 다시 넘어섰습니다. 관세 리스크가 해소된 걸까요, 아니면 다른 힘이 작용한 걸까요.

① 러트닉 경고 이후, 시장은 어떻게 움직였나

9월 4일(금) 6687.21로 마감했던 코스피는 9월 7일(월) 308.18포인트(4.61%) 급등한 6995.39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삼성전자는 5.67% 오른 27만원, SK하이닉스는 8.25% 상승한 178만3000원을 기록했습니다. 다음 날인 9월 8일에는 장중 한때 7170선까지 치솟으며 7000선 안착을 시도했지만, 대외 불확실성과 국제유가 상승 우려가 겹치며 장 막판 밀려 6950선에서 하락 마감했습니다. 러트닉 장관의 관세 경고(9월 2일)가 나온 지 일주일도 안 돼, 시장은 오히려 반도체 대형주를 사들이는 쪽을 택한 셈입니다.

② 급등 배경 — OpenAI發 AI 훈풍과 HBM4 기대

이번 반등의 직접적 도화선은 관세 이슈가 아니라 오픈AI였습니다. 오픈AI가 보안 등급 ‘위험'(Critical) 단계로 분류된 신규 AI 모델 ‘아스트라’를 공개하며 범용인공지능(AGI) 시대의 도래를 선언하자, 고용량 AI 서버에 들어가는 메모리 수요가 한층 더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을 움직였습니다. 뉴욕증시가 노동절 연휴로 휴장한 가운데서도 이 훈풍이 국내 증시로 이어지며 반도체 대형주 매수세를 자극했습니다. 여기에 HBM4 공급 확대 소식과 양사의 2분기 실적 호조가 더해지며 상승폭을 키웠습니다. 관세 리스크보다 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메모리 슈퍼사이클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한 하루였습니다.

③ 자사주 매입 vs 외국인 매도 — 누가 이겼나

지수를 떠받친 또 다른 축은 자사주 매입입니다. 삼성전자는 임직원 주식보상 재원 마련을 위해 8월 24일부터 11월 21일까지 약 15조원(5328만5968주) 규모를, SK하이닉스는 8월 20일부터 11월 19일까지 약 40조원(2407만주, 발행주식의 약 3.3%, 전량 소각 예정) 규모를 장내 매입 중입니다. 합산 55조원 규모입니다.

9월 2일 기준 진행률은 삼성전자 29.65%(1580만주), SK하이닉스 27%(650만주)입니다. 특히 8월 24~28일 닷새간 두 회사의 자사주 취득액은 약 8조500억원으로, 같은 기간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규모(약 8조3200억원)에 거의 맞먹었습니다. 외국인이 팔아치운 물량을 기업이 자사주 매입으로 고스란히 받아낸 셈입니다. 실제 8월 한 달 동안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7조596억원, 삼성전자·삼성전자우를 합쳐 약 2조3000억원 순매도했지만, 개인은 정반대로 SK하이닉스 2조6418억원·삼성전자 2조2878억원을 순매수하며 자사주 매입발 수급 안전판에 베팅했습니다.

④ 9월 10일 리밸런싱 변수 — 대형주에서 소부장으로

단기적으로 주목할 이벤트는 9월 10일입니다. 주가지수·개별주식 선물옵션 만기일과 한국거래소(KRX) 섹터지수 정기변경(리밸런싱)이 겹치는 날입니다. KRX 반도체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에서만 SK하이닉스 약 1조1300억원, 삼성전자 약 1900억원 등 합산 약 1조3200억원의 현물 매도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 자금은 상당 부분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주로 이동할 전망입니다. 대형주 쏠림이 컸던 상승분이 리밸런싱을 계기로 일부 되돌려지며, 오히려 소부장 업종에는 단기 수급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⑤ 남은 리스크 — 자사주 매입 종료 시점과 9월 FOMC

두 가지 시한폭탄이 남아 있습니다. 하나는 자사주 매입 종료 시점입니다. 현재 속도라면 삼성전자는 10월 초, SK하이닉스는 10월 중순 전후로 매입이 마무리될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후에도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질 경우 지수를 떠받쳐온 ‘방파제’가 사라지며 수급 공백이 커질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9월 15~16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입니다. 9월 2일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은 68%까지 반영된 상태로, 결과에 따라 반도체를 포함한 국내 대형주 전반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러트닉 장관이 예고한 반도체 표적관세 역시 세율·적용범위·원산지 인정 기준 등 구체안이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은 상태로, 잠재된 변수로 남아 있습니다.

📌 알아두면 좋은 점

  • 자사주 매입은 주가 하단을 방어하는 효과는 있지만 상승 추세 자체를 만드는 동력과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 반도체 표적관세는 세율·적용범위·원산지 인정 기준 등 핵심 내용이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습니다. 단편적 발언에 과도하게 반응하기보다 확정 발표를 기다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 9월 10일 리밸런싱은 개별 종목보다 지수 전체의 수급 구조에 영향을 주는 이벤트인 만큼, 대형주에 쏠리기보다 분산된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 9월 FOMC 결과와 자사주 매입 종료(10월 초중순) 시점이 겹치는 구간에서는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이번 반등은 관세 리스크가 사라져서가 아니라, AI발 수요 기대감과 자사주 매입이라는 두 개의 방패가 그 리스크를 일시적으로 가려준 결과에 가깝습니다. 방패가 걷히는 10월 이후, 그리고 러트닉 장관의 관세 구상이 실제 수치로 확정되는 시점에 시장이 다시 어떻게 반응할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입니다.

참조 사이트

  • 한국경제(hankyung.com) — 반도체지수 리밸런싱, 소부장 자금이동 관련 보도
  • 헤럴드경제(biz.heraldcorp.com) — 자사주 매입 진행률 및 10월 수급 공백 우려 보도
  • 이비엔뉴스센터(ebn.co.kr) — 8월 외국인·개인 수급 동향 및 9월 변수 분석
  • 매일일보(m-i.kr) — 9월 7일 코스피·반도체 대형주 마감 시황
  • 이로운경제TV(erountv.com) — 자사주 매입 진행률(9월 3일 기준) 보도
  • 뉴스웨이(newsway.co.kr) — 기타법인 순매수와 자사주 매입발 수급 동력 분석
  • 스팟타임즈코리아(sptatimeskorea.com) — 러트닉 상무장관 반도체 표적관세 경고 원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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