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이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세계 원유의 20%가 지나는 항로를 둘러싼 대치가 다시 격화되고 있다

🎧 포스팅 1분 요약

📌 1분 요약
미국과 이란이 지난 6월 17일 합의했던 60일 시한부 양해각서(MOU)가 17일(현지시간) 아무런 합의 없이 만료됐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향후 관리권을 놓고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곧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 영토로 선언하겠다”는 발언까지 내놨고 이란은 “해협은 계속 이란의 것”이라고 맞섰습니다. 이 여파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미국의 전략비축유는 1980년대 초 이후 처음으로 3억 배럴 밑으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지난 몇 주간 이 블로그에서 반복적으로 다뤄온 ‘호르무즈발 유가·금리 불안’의 근본 원인이 마침내 최종 시한을 맞았다. 결과는 완전한 결렬이었다. 6개월 가까이 이어진 미국-이란 갈등의 다음 국면이 어떻게 흘러갈지, 오늘 하루의 상황을 정리해본다.

60일 시한, 어쩌다 여기까지 왔나

지난 6월 17일, 트럼프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미국은 해군 봉쇄를 해제하고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를 완화하며 동결된 이란 자금 접근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 대가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설치된 기뢰를 제거하고, 60일 동안 상선의 무료 통행을 보장하기로 했다. 해협의 장기적인 관리 방식은 이란이 오만 등 걸프 국가들과 협의해 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후 상황은 계속 삐걱거렸다. 지난 6월 27일에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상선 공격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라며 이란 남부 해안의 미사일·드론 저장 시설과 레이더 기지를 타격했고, 이란 외무부는 이를 MOU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8월 초에는 이란의 상선 공격이 재발하자 미국이 이란 항구를 겨냥한 해상 봉쇄를 다시 시행했다.

“협상 자체를 시작한 적 없다” vs “백기 들어라”

결국 17일(현지시간), 60일 시한이 아무 성과 없이 지나갔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에이는 이란 국영 타스님통신을 통해 “우리는 애초에 어떤 협상도 시작한 적이 없으며, 미국이 처음부터 이 양해를 위반했다. 따라서 60일이라는 시한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을 향해 “백기를 들라”고 요구했고, 기자들에게는 “곧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의 영토로 선언하게 될 것”이라는 도발적인 발언까지 내놨다. 이란 외교차관은 이에 맞서 “이 해협은 이란의 것이었고, 지금도 이란의 것이며, 앞으로도 계속 이란의 것”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호르무즈 문제를 놓고 이란과 별도 협상을 진행 중인 오만을 겨냥해 “오만이 방해가 되면 폭격해버리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는데, 오만은 미국의 오랜 우방국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인 발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가 다시 꿈틀…전략비축유는 1980년대 이후 최저

시한 만료를 전후로 국제유가는 다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85달러 선, 브렌트유는 90달러를 웃도는 수준까지 올랐다. 전쟁이 정점에 달했던 시기의 배럴당 120달러 근처까지는 아니지만, 최근 며칠 사이 뚜렷한 상승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미국의 전략비축유(SPR)다.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전략비축유가 1980년대 초 처음 비축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3억 배럴 밑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비축유가 이 정도로 소진되면 저장 공간(암염동굴) 자체가 손상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이란 휴전 시한 만료를 전후로 상승한 국제유가 그래프

그나마 다행: 공급 충격은 예전만큼 크지 않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지난 4월 위기 때만큼 극단적인 공급 충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걸프 지역을 우회하는 대체 수출 경로가 마련됐고, 중국의 원유 수입이 줄어들었으며, 미국의 자체 생산량이 늘고 전 세계 재고 방출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글로벌 수급 상황 자체는 그렇게 나쁘지 않아서, 시장이 몇 주간의 해협 봉쇄 정도는 버텨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번 시한 만료 소식에도 유가가 4월 위기 때처럼 폭등하지는 않은 모습이다.

알아두면 좋은 점

  • 시한 만료가 곧바로 전면전 재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두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의 물밑 채널이 있다고도 주장했다(다만 IRGC 측은 이를 부인했다). 협상이 완전히 끊긴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 이번엔 대체 공급망 덕에 공급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 앞서 다뤘던 유가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이번에도 되풀이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4월 수준의 극단적 충격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 이 갈등은 코스피·비트코인과도 이미 연결돼 있다: 최근 며칠간 다룬 것처럼, 호르무즈발 유가 불안은 미국 금리 전망과 위험자산 심리 전반에 영향을 미쳐왔다. 이번 시한 만료가 국내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에도 추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 가자지구 정전 협상도 같은 날 함께 진행 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4시간 넘게 회동하며 하마스 무장해제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중동 정세 전반이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정리하면, 6개월 가까이 이어진 미국-이란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호르무즈 해협의 관리권을 둘러싼 근본적인 이견은 전혀 좁혀지지 않았고, 양측의 수사는 오히려 더 거칠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대체 공급망과 재고 완충 효과 덕에 유가 충격 자체는 지난 4월만큼 극단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갈등이 앞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

참조 사이트

  • CNN — “August 17, 2026 — Deadline to reach US-Iran deal expires, Trump threatens Oman” (cnn.com)
  • CNBC — “Brent oil rises above $90 as Iran rules out interim deal extension, threatens to escalate conflict” (cnbc.com)
  • Al Jazeera — “US-Iran Memorandum of Understanding expires: How and why it fell apart” (aljazeera.com)
  • The National — “Stalemate on the strait as deadline for US-Iran agreement expires” (thenationalnews.com)
  • CNBC — “CNBC Daily Open: U.S.-Iran ceasefire set to expire” (cnbc.com)
  • Congress.gov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 “The Strait of Hormuz: Security Developments and Impacts on Oil, Gas, and Other Commodities” (congress.gov)
Posted 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