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핀란드에서 각각 나온 대규모 연구가 커피를 자주 마시는 사람일수록 체지방·내장지방은 적고 근육량은 많다는 결과를 내놨다. 다만 두 연구 모두 “커피가 직접 살을 빼준다”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 포스팅 1분 요약
📌 서울대병원 박상민 교수팀이 한국 성인 1만5447명을 분석한 결과, 하루 3잔 이상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1잔 미만인 사람보다 팔다리 근육량 지표가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여성은 체지방량 지표도 더 낮았습니다. 비슷한 시기 핀란드 오울루대 연구팀이 46세 성인 2264명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하루 5잔 이상 커피를 마신 집단이 전혀 마시지 않는 집단보다 체지방률(27.14% 대 29.67%)과 내장지방 면적(102.52㎠ 대 108.50㎠)이 낮고 골격근량은 더 많았습니다. 다만 두 연구 모두 특정 시점을 비교한 관찰연구로, 커피가 직접 지방을 없애거나 근육을 만든다는 인과관계까지 증명한 것은 아닙니다.

“커피 많이 마시면 살 빠진다”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최근 한국과 핀란드에서 나온 두 개의 대규모 연구가 이 속설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결과를 내놨습니다. 그런데 연구진들은 하나같이 “성급하게 해석하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무슨 연구였고, 정확히 뭘 발견했고, 왜 조심해야 하는지 정리해봤습니다.
① 서울대병원 연구 — 하루 3잔 커피, 근육량 지표가 더 좋았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연구팀은 2008~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해, 전신 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DXA) 검사와 커피 섭취 빈도 정보가 모두 있는 만 20세 이상 성인 1만5447명(남성 6226명, 여성 9221명)을 분석했습니다. 커피 섭취 빈도를 하루 1잔 미만·1잔·2잔·3잔 이상 네 그룹으로 나누고, 사회경제적 요인·흡연·음주·신체활동·에너지 섭취·수면 등을 보정해 체지방량지수(FMI), 사지근육량지수(ASMI), 제지방량지수(LBMI)와의 관계를 살폈습니다. 결과는 남녀에서 조금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남성은 하루 3잔 그룹이 1잔 미만 그룹보다 사지근육량지수와 제지방량지수가 더 높았지만, 체지방량지수에는 뚜렷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여성은 하루 3잔 그룹의 체지방량지수가 더 낮았고, 사지근육량지수(5.86 대 5.91)와 제지방량지수(15.50 대 15.67)는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제1저자인 정지나 연구원은 “커피 섭취 빈도가 한국 성인의 체성분 지표, 특히 근육량 관련 지표와 연관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② 핀란드 연구 — 하루 5잔 이상 마신 사람, 체지방·내장지방이 더 적었다
비슷한 시기 핀란드 오울루대학교 의생명·내과학연구부 연구팀도 46세 성인 2264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이번엔 하루 커피 섭취량을 0잔·1~2잔·3~4잔·5잔 이상 네 집단으로 나누고 혈액검사와 체성분검사 결과를 비교했습니다.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집단의 평균 체지방률은 29.67%였던 반면, 하루 5잔 이상 마신 집단은 27.14%로 더 낮았습니다. 내장지방 면적도 각각 108.50㎠와 102.52㎠로 차이가 있었고, 골격근량은 5잔 이상 그룹이 더 많았습니다. 반면 체질량지수(BMI)와 허리둘레는 커피 섭취량과 뚜렷한 연관이 없었습니다.
③ 호르몬에도 차이가? — 남녀가 다르게 나타난 결과
핀란드 연구팀은 호르몬·대사 지표까지 들여다봤습니다. 남녀 모두 커피 섭취량이 많을수록 류신·이소류신·발린 등 분지사슬아미노산(BCAA) 농도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 지표는 인슐린 저항성이나 대사질환 위험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남성의 경우 커피 섭취량이 많을수록 공복 인슐린과 인슐린 저항성 관련 지표는 낮고 인슐린 민감성은 높게 나타났습니다. 여성은 남성보다 호르몬과의 연관성이 제한적이었는데, 하루 커피 섭취량이 1잔 늘어날 때마다 성호르몬결합글로불린(SHBG)이 리터당 1.27나노몰 높아졌고 유리 테스토스테론과 유리 안드로겐 지수는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다만 총 테스토스테론이나 생체이용가능 테스토스테론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④ 그런데, “커피가 살을 빼준다”로 받아들이면 안 되는 이유
두 연구 모두 스스로 한계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들은 특정 시점에 사람들의 커피 섭취 습관과 신체 상태를 한 번씩 비교한 ‘관찰연구’입니다. 참가자에게 실제로 일정량의 커피를 마시게 한 뒤 변화를 추적한 임상시험이 아니기 때문에, 커피와 체성분 사이에 정말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이 연구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BMI·운동·흡연·음주 같은 주요 변수는 보정했지만, 연구에서 미처 파악하지 못한 다른 생활습관 차이(예: 평소 식단, 수면의 질, 활동량의 세부 패턴 등)가 결과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즉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원래 근육량 관리에 신경 쓰는 생활을 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핀란드 연구팀 역시 “하루 5잔이 권장량이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습니다.
📌 알아두면 좋은 점
-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카페인 일일섭취 권고량은 성인 400mg 이하, 임산부 300mg 이하, 어린이·청소년은 체중 1kg당 2.5mg 이하입니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는 보통 150mg 안팎의 카페인이 들어있어, 하루 5잔이면 이 기준을 훌쩍 넘길 수 있습니다.
- 이번 연구들은 “커피를 마시면 살이 빠진다”가 아니라 “커피를 자주 마시는 사람들의 체성분 지표가 통계적으로 더 좋게 나타났다”는 관찰 결과입니다. 인과관계가 증명된 것은 아닙니다.
- 카페인에 민감하거나 불면·불안·심장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있다면, 연구 속 ‘5잔’을 목표치로 삼기보다 본인의 컨디션에 맞춰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 공복 상태의 다량 섭취나 오후 늦은 시간의 카페인 섭취는 위장 자극이나 수면 방해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결국 이번 두 연구가 말해주는 건 “커피 한 잔이 마법의 다이어트약”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평소 즐기는 커피 습관이 적어도 체성분과 무관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흥미로운 단서 정도로 받아들이는 게 정확할 것 같습니다. 후속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카페인 권장량 안에서 본인의 컨디션에 맞게 즐기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
참조 사이트
- 하이닥, “하루 커피 3잔 마셨더니, 체지방 줄고 근육량은 늘었다… 서울대병원 분석” (news.hidoc.co.kr)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박상민 교수팀, 커피와 근육량 지표 관련” 보도자료 (snu.ac.kr)
- 사이언스타임즈, “서울대 의대 연구팀 ‘하루 세번 커피 마신 사람이 근육 더 많아’” (sciencetimes.co.kr)
- 하이닥, “매일 커피 ‘이만큼’ 마신 사람, 체지방 적고 골격근량 많았다” (news.hidoc.co.kr)
- 라디오서울, “‘매일 커피 마시면 생기는 일’…하루 5잔 마신 사람, ‘이것’ 달랐다” (radioseoul1650.com)
- 메디칼타임즈, “식약청, 카페인 일일섭취기준량 발표” (medical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