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하루 만에 17.91% 폭등…역대 최대 상승률로 7월을 마감하다
역사상 최악의 한 달이 역사상 최고의 하루로 마무리됐다

지난 며칠간 이 블로그에서 다뤄온 ‘역대 최악의 한 달’ 시리즈가 오늘, 상상하지 못한 반전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7월의 마지막 거래일인 오늘(3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01.89포인트(17.91%) 폭등한 6,595.45로 마감하며 역대 최대 상승률과 상승폭을 동시에 갈아치웠다.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과 SK하이닉스의 17년 만의 상한가가 만든 하루였다. 오늘 벌어진 일을 자세히 정리해본다.

개장부터 마감까지: 사상 최대 기록이 쏟아진 하루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4.23포인트(1.15%) 오른 5,657.79로 출발했다. 개장 직후부터 매수세가 몰리며 오전 9시 9분에는 벌써 634.58포인트(11.34%) 오른 6,228.14를 기록, 순식간에 6,000선을 돌파했다. 이 과정에서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 모두에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후에도 상승폭을 꾸준히 늘려간 끝에 결국 전 거래일 대비 1,001.89포인트(17.91%) 오른 6,595.45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역대 최대 상승률이자 역대 최대 상승폭으로, 종전 상승률 기록이었던 2008년 10월 30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11.95%와 상승폭 기록이었던 지난달 9일의 612.52포인트를 모두 큰 폭으로 넘어선 수치다. 코스닥 역시 11.63% 오른 719.76으로 화답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4원 내린 1,424.0원으로 마감하며 원화도 함께 강세를 보였다.

폭등의 방아쇠: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과 HBM4 리더십 선언

오늘 폭등의 시작점은 오전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발표였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 89조 4,9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813.8% 늘어난 수치로 지난 분기에 이어 또다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한 것이다. 컨퍼런스콜에서 회사 측은 2분기 D램 비트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0% 초반 늘며 자체 가이던스를 웃돌았고, 평균판매단가(ASP)도 D램은 40% 중반, 낸드는 60% 후반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장이 가장 주목한 부분은 HBM(고대역폭메모리) 경쟁력 회복 신호였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용 HBM4E 샘플을 출하했다고 밝히며 기술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자신했다. 회사는 3분기 HBM4 매출이 전 분기 대비 3배 이상 확대되고, 하반기 전체 HBM 매출 중 HBM4 비중이 6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HBM3E 세대에서 엔비디아의 품질 검증을 통과하지 못해 SK하이닉스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이번 HBM4 양산 주도와 HBM4E 최초 샘플 공급이 맞물리며 시장은 삼성전자의 HBM 경쟁력이 실제로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이 소식에 노무라증권은 “삼성전자의 상승 여력이 224%에 달하며, 향후 주주환원 정책이 추가적인 재평가를 이끌 것”이라는 파격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SK하이닉스, 17년 만의 상한가…최태원 회장의 ‘저점 매수’도 화제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는 곧바로 SK하이닉스로도 번졌다. 오전 한때 27% 가까이 올랐던 SK하이닉스는 오후 2시 10분쯤 전 거래일보다 29.95% 오른 171만 8,000원으로 가격제한폭(상한가)에 도달했다. SK하이닉스가 상한가로 거래를 마친 것은 2009년 이후 약 17년 만의 일이다.

여기에 개인적인 뒷이야기도 화제가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주가 급락 국면에서 개인 명의로는 처음으로 SK하이닉스 보통주 3,620주를 장내 매수했는데, 그 다음 날 곧바로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며 하루 만에 약 10억~13억 원의 평가이익을 거두게 된 것이다. 반도체 불황 속에서도 SK하이닉스 인수를 밀어붙였던 최 회장의 ‘반도체 승부수’가 다시 한번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두 종목이 코스피의 절반 이상…삼성전자는 1조 달러 클럽 복귀

이날 두 종목이 보여준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종가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22%에 달했다. 이 하루 동안 두 종목의 시가총액 증가분만 합쳐서 약 615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이날 시가총액 기준 ‘1조 달러 클럽’에도 재진입했다. 미국의 시가총액 조사 사이트 컴퍼니즈마켓캡닷컴은 이날 오후 3시 44분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을 1조 2,120억 달러로 집계했다.

아이러니: 레버리지 규제 시행 첫날, 레버리지 수익률은 최고치

공교롭게도 오늘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첫날이었다. 이날부터 해당 상품을 매수하려면 계좌에 현금으로만 3,000만 원(기존 1,000만 원에서 상향)의 예탁금이 있어야 하고, 기존에는 주식·ETF·채권 등 대용증권의 시가 70%까지 예탁금으로 인정됐지만 오늘부터는 순수 현금만 인정된다.

그런데 정작 이날 SK하이닉스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의 장중 수익률은 55%를 웃돌았고, 종가 기준으로도 50%대를 기록했다. 규제로 진입 문턱은 높아졌지만, 마침 이 상품을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라면 하루 만에 원금의 절반을 벌어들인 셈이다. 다만 예탁금 규제 영향으로 레버리지 ETF의 실제 거래대금 자체는 전일 대비 74%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이와 별개로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총량규제 시뮬레이션에 착수했으며, 필요시 경과조치 마련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급: 외국인 역대 최대 순매수, 개인은 역대 최대 순매도

오늘의 폭등을 이끈 것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7조 원을 훌쩍 넘는 규모를 순매수하며 역대 최고 순매수 기록을 갈아치웠다. AI 투자 지속성과 수익성에 대한 의문으로 그동안 국내 반도체주를 이탈했던 외국인 자금이, 미국 빅테크(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실적 발표를 계기로 다시 돌아온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프리마켓에서부터 “땡큐, MS”라는 반응과 함께 삼성전자가 13%, SK하이닉스가 16% 급등하며 장을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반면 개인은 정반대로 역대 최대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최근 며칠간 이어진 폭락장에서 물량을 던졌던 개인 투자자들이, 정작 반등이 시작되자 이를 놓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투자자 유의사항 및 전문가 의견 정리

⚠️ 투자자가 유의해야 할 점

  • 하루짜리 반등이 한 달의 손실을 상쇄하지는 못한다: 오늘 17.91% 급등했지만, 이번 달 전체로 보면 여전히 6월 말(8,476.48) 대비 상당한 하락이 남아 있다. 하루의 반등만으로 ‘위기가 끝났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 패닉셀의 대가는 크다: 개인이 역대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다는 것은, 폭락장에서 던진 물량 상당수가 오늘의 반등을 누리지 못했다는 뜻이다. 극심한 변동성 장세에서 감정적 매매가 얼마나 큰 기회비용을 만들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 레버리지 상품의 양면성을 기억할 것: 오늘은 레버리지 ETF 보유자에게 최고의 하루였지만, 불과 며칠 전까지는 ‘음의 복리’로 큰 손실을 안겼던 바로 그 상품이다. 규제가 강화된 지금, 진입 문턱과 리스크를 함께 따져봐야 한다.
  • 노무라의 224% 상승여력 전망은 매우 공격적인 시나리오다: 이런 낙관적 전망이 실현되려면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 강화와 HBM4 경쟁력 회복이 실제로 이어져야 한다. 단일 증권사의 파격적 목표가를 그대로 믿기보다 근거를 함께 따져볼 필요가 있다.
  • 외국인 자금의 복귀가 추세적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오늘 하루의 역대급 순매수가 이후에도 이어지는 흐름인지, 아니면 실적 발표에 따른 일시적 반응인지는 다음 주 이후의 수급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 전문가 의견

  • 노무라증권: 삼성전자의 상승 여력이 224%에 달한다며, 향후 주주환원 정책 강화가 추가적인 재평가(리레이팅)를 이끌 것이라는 매우 공격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컨퍼런스콜): HBM4는 고객사별 평가가 원활히 마무리되고 있으며, 고객사의 하반기 생산 확대 속도에 맞춰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1c나노 생산능력 확대와 계획대로의 수율 개선을 통해 HBM4 공급 역량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 시장 해설(외국인 수급 관련): 이번 반등은 미국 빅테크의 실적 발표로 AI 투자에 대한 우려가 일부 해소되면서, 그동안 이탈했던 외국인 자금이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를 계기로 국내 반도체주에 복귀한 결과로 해석된다.

종합하면 오늘은 지난 몇 주간 이어진 코스피 롤러코스터 장세의 극적인 반전이었다. 중국 CXMT發 경쟁 우려로 시작된 폭락이 삼성전자의 HBM4 경쟁력 회복 선언과 SK하이닉스의 17년 만의 상한가로 마무리된 셈이다. 다만 이 하루의 폭등이 진짜 추세 전환인지, 아니면 극심한 변동성 장세의 또 다른 한 페이지일 뿐인지는 다음 주 이후의 외국인 수급과 미국 빅테크 실적 시즌의 향방을 지켜보며 판단할 필요가 있다.

참조 사이트

  • 한국경제 — “코스피, 하루 만에 1000P 뛰었다…17.9% 역대 최대 폭등” (hankyung.com)
  • 머니투데이 — “코스피 5500→6500, SK하이닉스 ‘상한가’…진기록 쏟아진 증시” (mt.co.kr)
  • 서울신문 — “코스피 사상 최대 ‘17.9%’ 폭등…’60% 불기둥’ 레버리지 거래대금은 4분의 1토막” (seoul.co.kr)
  • 서울신문 — “‘어제 다 팔았는데’ 하루 1001p 폭등, SK하이닉스 상한가…널뛰기 증시에 쏟아진 기록들” (seoul.co.kr)
  • 경향신문 — “SK하이닉스, 상한가 기록 ···’최태원 구조대’ 통했나” (khan.co.kr)
  • 이코노미스트 — “최태원 웃었다, SK하이닉스 장중 ‘상한가’…29.95% 오른 171만 8000원” (economist.co.kr)
  • 뉴스핌 — “최태원 ‘반도체 자신감’ 하루 만에 13억 평가익…SK하이닉스 상한가” (newspim.com)
  • 뉴시스 — “SK하이닉스, 상한가 기록” (newsis.com)
  • 디일렉(THE ELEC) — “삼성전자 2026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전문” (thelec.kr)
  • Samsung Newsroom Korea — “삼성전자,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 (news.samsung.com)
  • TradingKey —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18배 급증, 2027년 공급 경고 속 주가 7% 이상 급등” (tradingke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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